<전다은> 메이커, 서울이노베이션팹랩

1. 서론

2015년은 ‘메이커버스’를 통하여 3D모델링과 프린팅에 관심이 있는 전국의 학생들을 만나고 다니고, 2016년에는 ‘메이커 다은쌤’이라는 채널을 유튜브에 개설하고 교육에 활용될 수 있는 동영상들을 만들어 공유하고 있지만 나의 전공은 교육학이 아니다.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만들기를 좋아 하는 한 사람이다.

지난 10개월 동안 메이커 교육 실천 모임을 진행하면서 3권의 책을 함께 공부하였다. ‘Meaningful Making: Projects and Inspirations for FabLab and Makerspaces’, ‘메이커 혁명, 교육을 통합하다’, ‘Youth makerspace playbook’이다. 그리고 올해 5월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게 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메이커페어는 물론 여러 박물관, 전시관들을 구경하면서 미국에서 진행중인 메이커 교육에 대한 다양한 영감을 얻게 되었다.

교육학의 학문적 깊이가 없을 수 있지만 메이커로써 더 새롭게 관찰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기 바라며 그동안 내가 보고 느꼈던 외국의 메이커 교육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2. 본론

책과 미국 방문을 통해 메이커 교육의 사례를 관찰하면서 깨달은 생각들을 크게 4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돈(재료), 시간, 프로그램, 사람(선생님)으로 무엇이든 간에 교육을 진행할 때 필요한 요소들이 아닐까 싶다. 외국의 메이커 교육에서 각 요소들이 어떤 특징들이 있었는지 이야기 해보려 한다.

2-1 재료의 활용 가치

메이커 교육에는 무엇인가를 만드는 과정을 포함하게 된다. 무엇인가 만든다고 하면 가장 많이 염려하는 것 중 하나가 재료비, 돈이다. 실제로 무엇을 만드냐에 따라 들어가는 재료비는 천차만별이 될 것이고, 잘 갖춰진 키트를 학생들에게 하나씩 사야한다면 재료비의 문제는 더욱더 직접적으로 계산되어 다가온다.

읽었던 책이나 방문했던 장소에서 키트를 활용해서 메이커 교육을 하는 곳은 거의 보지 못했다. 잘 재단된 새것의 재료가 아닌, 특히 영 메이커일수록 남은 자투리 재료를 사용하는 경우를 더 많이 관찰할 수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의 창의 어린이 박물관을 Innovation Lab 에서 재미있는 활동을 보게 되었다. 입구에서 연령별로 카드 한 장과 쌓여있는 파란색 가방을 하나 선택한다. 카드에는 내가 만들기를 통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적혀 있었고, 파란 가방 안에는 만들기를 할 때 사용할 재료들이 담겨져 있었다. 내가 선택한 파란 가방 안에는 잘려진 종이부터 재활용품 등 쓰레기로 버려도 의심할 것 같지 않은 그런 쓰다남은 재료들이 두서없이 담겨져 있었다. 또한 함께 들어있는 공구들도 제각각이었다. 풀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었다. 제한된 재료에서 선택한 문제 해결을 위한 만들기를 시도하게 하고 있었다.

사진1: 창의 어린이 박물관의 Innovation Lab

사진2: 조각 챌린저에 사용된 재료들 / 출처: 필라델피아 도서관

박물관 뿐만 아니라 메이커플레이 북에서도 필라델피아 도서관의 메이커 존에서 진행된 조각 챌린저 프로그램을 소개 하고있었는데 비슷한 점이 많았다. 사전에 학생들이 알지 못한 다양한 재료들이 봉투에 담겨져 나눠 졌고, 학생들은 자신이 선택한 재료를 모두 다 활용해서 특정 조각품을 만드는 활동이 있었다.

사진3: 메이커 페어에서 흩어진 재료들 속에서 무엇인가 만드는 모습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메이커페어에서도 남이 쓰다 남은 재료를 잘라서 그 자리에서 다시 가공하여 창작에 덧 붙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무엇인가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모든 재료가 항상 준비 될 수 없으며 모든 것이 준비되어야 메이킹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외국 사례에서 보듯이 일단 있는 재료에서 메이킹을 시작하면서 경제적 부담을 덜고 있었다. 또한 학생들의 기본적인 재료의 활용을 고민해보는 시간은 충분이 가치 있어 보였고, 제한된 재료에서 활동 역시 부닥친 문제 해결하기 위한 메이킹의 창의력을 더 성장 시킬 수 있는 발판 같았다.

2-2 시간이 필요한 교육

메이커페어장 안에는 구경할 것도 많지만 체험할 수 있는 것들도 많았다. 아이가 어떤 아이템에 푹 빠져 계속 그 자리에서 반복적으로 만들고 있을 때 부모는 간섭 하지도 빨리 가자고 재촉 하지도 않았다. 그저 뒤에서 팔짱을 끼고 아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부스를 운영하는 사람도 다른 사람이 기다리든 말든 그 아이가 만들게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무엇인가를 한번에 뚝딱 하고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여러 시행착오와 반복을 겪으면서 완성으로 다가갈 수는 있지만 본인이 만족하지 못한 메이킹은 또다른 도전을 시도하게 만든다. 메이커 교육은 시간이 필요한 교육이다. 고민하는데 시간이 필요하고, 만드는데 시간이 필요하고, 실패하는데 시간이 필하고, 수정하고 다시 만드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시간에서 배움 얻게 된다. 읽었던 책에서도 하루에 끝나는 메이킹 교육 보다는 못해도 4회 정도의 시간을 두고 이루어지는 메이커 교육이 많았다.

사진4: 메이커 페어에서 무엇인가 만드는 어린이와 지켜보는 부모들

사진5: 서로 도면을 바꿔서 만들고 있는 학생들 / 출처: Meaningful Making

2-3 자연스러운 융합교육 프로그램

메이킹을 떠올리면 과학, 수학, 미술들의 과목은 쉽게 녹일 수 있지만 국어, 사회 과목이 약할 것이라 생각 할 수 있지만 착각이다. 외국의 메이커 교육에서는 만드는 과정의 ‘기록’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 무엇인가를 만들면서 느꼈던 생각, 아쉬움, 실패 등을 기록하게 했으며 기록의 형식은 수필, 시, 그림, 만화, 동화책 등 다양한 형식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메이킹의 결과물이 학생 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기록의 내용도 다양했고, 학생들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들도 풍부했다.

또한 다른 친구들과 설계도면을 바꿔서 만들어보거나 질문지를 만들어 여러 친구의 의견을 들어 기록 활동을 함께 하면서 메이커 교육 안에 대인관계와 같은 사회성도 교육도 함께 하고 있었다. 살고있는 지역, 또는 자신의 나라가 가지고 있는 사회 문제들을 찾아 보고, 도시를 설계해 보면서 문제를 해결방안을 고심해 보는 메이커 교육 프로그램도 있었다. 외국에서의 메이커 교육은 억지로 끼워 맞춘 교과목 들이 아니라 정말로 모든 과목이 자연스럽게 녹아 든 융합된 교육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2-4 누구나 선생님

가르치는 것은 지식이나 어떤 능력을 가진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그 지식이나 능력을 전달해 주기 위해 하는 행동이다. 지금껏 살아온 이전 시대에서는 가르치는 사람을 “선생님“으로 불리며 특정 사람으로 한정 지은 것 같다. 만들기에 있어서 가르침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은 그것을 직접 만들어 본 사람이다.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이 가르칠 수는 없다. 내가 A를 만들었다면 나는 A를 가르쳐 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메이커페어에서 만난 영메이커들은 자신이 만든 과정 또는 결과물을 어른아이 할 것없이 지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고 있었다. 메이커 교육에서는 누구나 선생님이 될 수 있다.

 

3. 결론

만들기라는 자체가 이전에 없었던 교육이 아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무엇이 메이커 교육과 다를까?’를 생각해 본다. 책과 샌프란시스코 방문을 통해서 느낀 외국의 메이커 교육은 화려하지 않았다. 대단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구성과 진행은 알찼다. 어떤 것을 결과물로 내 보이느냐 보다는 어떻게 교육을 진행할 것인가의 고민의 흔적들이 보였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재료를 때로는 제한된 재료를 사용해 보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여러 과목을 접목 시켜 기록하고 공유하게 만들었다. 무엇을 만든다고 메이커 교육 이라기 보다는 외국은 어떻게 교육 하는지에 대한 접근 방식을 더 고민하고 시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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