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인>  메이커 교육,  매직에코

1.서론

1.1. 나를 쿨하게 메이커로 인정해보기: ‘토목공학도’에서 메이커 팀 ‘만들래’로

저는 대학에서 이공계, 토목공학을 전공했습니다. 복잡한 설계도와 먼지 날리는 공사현장과 더 어울릴법한 졸업장을 가지고, 저는 지금 주로 아두이노와 여러 전자부품으로 메이커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시절 내내 소위 대기업 스펙에 저를 저울질하고, 대기업 건설사 입사만을 목표로 했던 제가 만들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것을 직업으로 이어나가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2013년 처음 아두이노와 3D 프린터를 우연히 접하게 되었습니다. 긱(geek)한 만들기를 하고, 이러한 종류의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들은 순수하게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마냥 즐길 수 만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학원으로 더 스펙을 추가해야 할지, 다른 곳으로의 취업을 준비해야 할지, 직업 선택에 중대한 기로에 서있던 저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것이라 더 신중하고 의심스러웠습니다. 이 새로운 종류의 만들기를 기존과는 다른 의미있는 어떤 것으로 정의해야 할 수 있을지, 저의 미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갔습니다.

차차 저의 만들기는 Digital Fabrication의 일종이며, 세계적인 메이커 문화의 한 축이고, 다가오는 4차 산업과 밀접한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비로소 의심 많은 저는 저 스스로를 메이커로 인정해보기로 했습니다. 뜻이 맞는 친구들끼리 메이커 팀 ‘만들래’도 결성했습니다. 모일만한 장소도 없고, 도구와 재료도 부족한 열악한 환경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메이킹을 계속해보기 다짐했습니다.

1.2. 자유학기제와 제 인생스토리는 무슨 관련이?

자유학기제의 핵심은 청소년들에게 꿈을 찾고 끼(재능)를 찾을 수 있도록 입시환경에서 한학기 동안 벗어나 다양한 체험을 해보는 것 입니다.  미래의 직업을 예측해보고 체험해보며 준비하는 것은 자유학기제의 큰 목표 중 하나입니다.

대학시절과 원치 않던 백수시절(?) 내내 용돈벌이로 학원과 과외 강사로 꽤 오랫동안 청소년들을 만나보았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자신의 꿈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을 망상으로 여깁니다. 저 또한 부끄럽지만 사춘기시절, 대학 학과 선택, 대학교 재학 중에도 직업에 대해 크게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주변인들의 무난한 모범사례들에서 그나마 자신에게 맞는 선택지를 골라왔던 것 같습니다.

메이커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며 더욱 더 저 자신의 꿈과 끼 대해 고민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메이커교육을 소재로 하여 자유학기제 커리큘럼을 만드는 프로젝트는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온라인 콘텐츠를 수강하는 학생들이 시험점수만이 아니라, 조금 다른 세상에도 눈길을 주고, 문제 푸는 것에 익숙하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다르게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싶었습니다.

 

2.  본론

2.1. 메이킹을 가르친다는 것

메이커로 활동하며 얻은 기술을 쉽고 재미있게 알리고 싶은 욕심이 생겨 메이커 교육이 직업이 되었습니다만,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저는 교육전공자가 아닙니다. 사교육 현장에서 저만의 노하우로 아이들을 지도하긴 했지만, 메이킹을 가르치는 방법은 입시 교육과는 확연히 다르고, 또 기존에 제가 어렸을 때 받아왔던 컴퓨터 교육과도 다른 모양을 취해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학습할 수 있는 자료를 검색해보니 메이커 교육 방식과 바탕 이론 등에 대해 정리된 전문 서적과 자료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었습니다.

이론과 실전 경력 모두 갖춰진 메이커 교육자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으로 서적을 폈지만, 여러 교육 이론과 어려운 용어들은 교육학 관련 지식이 거의 전무했던 제게 너무 큰 벽이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그때 즈음 뜻이 맞는 분들과 함께 ‘메이커 교육실천모임’을 갖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이론서적을 때로는 해외 메이킹 사례 모음을 번역/요약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다 보니 교육으로서의 메이킹에 대해서 단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2.2. 자유학기제 커리큘럼에 배운 내용 실천하기

저는 스크래치X와 아두이노를 이용한 메이킹 프로젝트를 자유학기제 메이커 교육과정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크래치X는 기존의 스크래치처럼 블록형식으로 코딩할 수 있어서, 아두이노와 코딩을 처음 접하는 중학생들에게도 부담없이 메이킹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는 학습 도구입니다.

자신의 프로젝트를 단계별로 문서 또는 영상으로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소셜네트워크에  공유하여 다른 이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의 중요성은 사실 메이커 교육실천 모임 전에는 간과했던 부분입니다. 이번 자유학기제 온라인 콘텐츠에서는 자유롭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부분이 2회 있습니다. 스스로 기록의 방식을 선택하여 자신의 프로젝트를 아이디어에서부터 프로토타이핑, 공유 방식, 수정 사항까지 기록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입니다.

또한 메이커 문화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 메이커가 되어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는 차수를 기획하였습니다. 숫자로 매겨진 점수로 평가가 매겨졌던 입시문화가 아닌, 은근히 풍기는 분위기와 관심도로 서로가 평가(?)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온라인 과정이라 제가 직접 학생들과 함께하고 효용성/비효용성을 현장에서 직접 피드백 받기는 어렵다는 장벽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댓글과 교사들의 반응, 현직 교사분 들의 조언을 통해 수정해나갈 예정입니다. 온라인 교육이기에 오히려 교사분들이 이러한 특정 기술지식을 직접 가르쳐야 하는 부담을 덜고, 교사는 그 이외의 부분에서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완수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도울 수 있다면 가장 좋을 것입니다.

주차 수업명 커리큘럼 중 미션에 적용된
메이커교육 내용
1 메이커되기 첫걸음 전반적인 메이커 문화 익히기
2 스크래치와 아두이노 학습내용 공유하기
3 미니 신호등 만들기 만든 게임 친구들과 함께 즐기기
4 알록달록 예쁜색 만들기 주변 사물 관찰하고 응용하여 발전시키기
5 딸깍 딸깍 버튼 활용하기 기록하기
6 가변저항으로 캐릭터 움직이기 기록하기
7 똑똑한 가로등 만들기 기존 프로젝트 수정하기
8 자유 프로젝트 1 주변 사물 관찰하고 응용하여 발전시키기
9 쥐었다 폈다 장갑 만들기 친구들과 함께하기
10 빙글빙글 서보모터 사용하기 만든 게임 친구들과 함께 즐기기
11 위잉위잉 로봇팔 만들기 타인을 위한 메이킹 기획하기
12 두더지 눌러주기 새로운 메이커 소식 듣고 친구에게 설명하기
13 화분돌봄이 기록하기
14 자유 프로젝트 2 기록하기
15 메이킹작품 전시하기 공유하기

Table 1. 자유학기제 온라인 콘텐츠 커리큘럼 (※ 확정된 버전은 16년11월이후 ICT DIY 유투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결론

강의를 본 친구들이 꼭 프로 메이커로 성장했으면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전에 없던 새롭고 긍정적인 자극으로 여겨도 좋고, 4차 산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어도 좋겠습니다. 본인이 가진 다양한 꿈을 만들기로 실현시켜보는 디딤돌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입니다.  메이커 문화의 확산을 앞당기기 위해 물리적 공간에 구애 받지 않으며 유투브를 통한 무료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양질의 메이커 교육 온라인 콘텐츠가 더 많아지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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